만화와 영화 다른 점 찾기
만화에서는 강백호가 주인공이었으나, 영화에서는 비중이 적었던 송태섭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린 시절 키가 작았지만, 농구를 좋아했던 송태섭은 농구 천재로 불렸던 형이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면서 패닉에 빠집니다. 학창 생활에서도 문제아로 방황을 하게됩니다.
원작에서는 강백호가 농구를 접해가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다루었지만, 영화에서는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둔 것이 신의 한수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원작에서 가지고 있던 송태섭의 고유한 캐릭터는 다릅니다. 만화에서 송태섭은 자신보다 큰 가드들을 상대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해 겁을 먹고 쫄지 않는 깡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한 정신력으로 강백호와 유일하게 끝까지 맞서 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송태섭의 어린 시절부터 그의 서사로 진행되다보니, 송태섭의 캐릭터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게 아쉬운 포인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꼭 보아야 합니다. 농구 중계에서도 농구 코트에서의 박진감을 느끼기가 어려운게 현실이지만, 농구경기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농구 코트에서의 현장감을 그대로 잘 표현했기 때문에 재밌습니다. 영화에서는 만화에서 듣지 못한 농구화 소리, 드리블과 숨소리까지 현장에서 농구를 관람하고 있는 것과 같은 박진감과 긴장감을 주었습니다. 2D로 보던 만화를 3D로 보니 정말 다가오는 감정이 달랐습니다. 사력을 다해 속공을 펼치는 서태웅, 위기의 순간마다 팀을 구해내는 강백호의 모습을 타이트한 클로즈업과 슬로모션으로 구현하니 실제 경기를 볼 때보다 더한 몰입감이 느껴집니다. 2D와 3D의 경계에 있는 듯한 작화도 인상적입니다. 원작 만화의 질감은 살리면서도 공간감과 속도감을 불어넣었습니다. 3D로 모델링을 하고 2D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텍스쳐를 입히는 ‘카툰렌더링’ 기술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게 되신다면, 꼭 더빙으로 관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마지막 1분을 제목으로 넣은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마지막 1분에는 기존에 있던 말소리와 현장음들이 모두 사라집니다. 오직 공 튀기는 소리와 숨소리, 땀방울 소리 등 적막만이 존재합니다. 화면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의 움직임만이 있는 그 순간, 상영관은 침을 삼키기도 어렵게 고요하게 되고 각자 본인들이 이 영화에 몰입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큰 소리로 채우는 영화관보다도, 적막이 주는 존재감에 한 번은 놀라게 됩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줄거리
더 라스트가 아닌, 더 퍼스트 슬램덩크인 이유
강백호는 산왕전에서 등을 크게 다쳐 재활에 들어가게 됩니다. 산왕전은 결국 강백호의 퍼스트이자 라스트인 슬램덩크인 것입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인 송태섭은 미국에서 동양인으로서 처음 농구를 다시 시작하는 장면에서 끝이 납니다. 이러한 점에서 더 라스트 슬램덩크가 아닌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제입니다.
슬램덩크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
농구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지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최고의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작을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슬램덩크 극장판을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소년만화 특유의 도전정신을 촌스럽지 않게 그려낸 점이 좋았습니다. 스포츠 심리학에 따르면 관중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탑독’을 상대하는 언더독을 응원하기 마련입니다. 언더독을 자신과 동일시하기 때문입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역시 이러한 공식을 성공적으로 적용했습니다. 북산이 포기하지 않고 산왕을 상대로 득점을 해낼 때의 희열감은 나도 모르게 두 주먹을 불끈 쥐게 합니다. 2시간 전만 해도 이름조차 헷갈렸던 슬램덩크 등장인물들을 응원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강백호의 익살스러움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인터넷에서 봤던 각종 ‘짤’과 명대사들을 만나는 것도 반갑습니다.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 “난 지금입니다” “왼손은 거들 뿐” 등등 이미지로만 봤던 유명한 장면과 대사들의 유래를 알게 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같이 영화를 본 친구가 생일선물로 슬램덩크 전 권을 요구할 만큼, 그에게는 슬램덩크가 인생작인게 분명합니다. 여러분도 한 번 친구와 함께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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